문화와 생활

'왕사남' 전미도, 연극 '갈매기'행 택했다

기사입력 2026.05.29. 오후 08:55
 배우 전미도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차기작으로 연극 무대를 선택했다. 극단 맨씨어터는 오는 8월 9일부터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안톤 체홉의 명작 '갈매기'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연은 극단 창단 20주년을 앞두고 15년 만에 다시 올리는 재연 무대로, NHN링크가 공동 제작에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와 규모를 한층 높였다.

 

가장 눈길을끄는 대목은 단연 전미도의 합류다. 전미도는 2011년 맨씨어터의 '갈매기' 초연 당시 주인공 니나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평소 한 번 연기했던 배역을 다시 맡는 것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그녀가 15년 만에 다시 같은 배역으로 돌아온 것은 작품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짐작게 한다. 그녀가 연기할 니나는 화려한 배우를 꿈꾸다 좌절을 맛보는 인물로, 천만 배우가 된 현재의 전미도가 그려낼 니나의 고뇌에 관객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번 프로덕션은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도 화제를 모은다. 젊은 예술가 뜨레쁠레프 역에는 배우 임철수가 낙점되었으며, 아르까지나 역에는 우현주와 양소민이 더블 캐스팅되어 무게감을 더한다. 이외에도 이동하, 이대연, 박호산 등 연극과 매체를 넘나들며 탄탄한 연기력을 검증받은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안톤 체홉이 설계한 치밀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제작 환경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종합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 중인 NHN링크는 이번 '갈매기' 제작에 적극적인 투자와 인프라를 지원한다. 예매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전용 공연장인 티켓링크 1975 씨어터의 하드웨어를 결합해, 기초 예술인 연극이 대중과 더 가깝게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대관 공연을 넘어 기업과 극단이 상생하는 새로운 제작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정 연출가는 이번 무대를 통해 예술가들의 고뇌를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꿈을 향해 달려가다 좌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미해진 희망을 붙잡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미세한 감정 타래를 무대 위에 펼쳐놓을 계획이다. 특히 대형 극장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관객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실험적인 무대 장치들을 도입해 고전의 현대적 해석을 시도한다.

 

공연은 8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천만 배우 전미도를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의 앙상블은 올여름 대학로를 넘어 서울 공연계 전체에 뜨거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15년 전 관객과 평단을 매료시켰던 맨씨어터의 '갈매기'가 2026년의 관객들에게는 어떤 삶의 질문을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미도는 이번 무대를 통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숨겨진 예술의 본질을 다시 한번 증명할 준비를 마쳤다.